올해도 어김없이 유로존 위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스부터 시작된 유럽 재정 위기가 2년째 접어들고 있지요. 이 가운데 유럽 국가들과 금융시장으로부터 "빨리 조치 내놓아라"라고 줄곧 뭇매를 맞던 ECB가 최근에는 면(面)이 좀 섰습니다. 특히 지난달 발표한 3년 만기 장기 유동성 공급 조치로 유로존 내 유동성 상황이 크게 진정됐으니까요. 12일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입찰 호조도 이 덕분이었고요. 그런데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괜찮아졌다고 선제 조치 안 할 태세"라는 점이 문제라는 건데, 앞으로 어떻게 할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는 지금 ECB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드러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침 드라기 총재에 대해 마켓워치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냈네요. 벤 버냉키 미 Fed 의장과의 차이점을 짚어준 내용을 저는 이렇게 써봤습니다.

<기자회견 중인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사진 출처: 텔레그레프>
[아시아금융] 2012/01/13 02:21
(서울=연합인포맥스) 신경원 기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벤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두 핵심 수장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12일(미국시간) ECB가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월가는 기다렸다는 듯이 드라기 총재를 버냉키 의장과 비교하며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마켓워치는 이날 두 중앙은행 수장 간 차이점을 무엇인가를 주도적으로 해보려는 의지가 있고 없느냐에서 찾았다.
버냉키 의장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영웅과 같은' 행동하며 일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드라기 총재는 그런 그릇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켓워치는 그 근거로 최근 두 수장의 행동을 비교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4일 26페이지 분량의 서한을 통해 "모기지 대출의 엄격한 기준이 미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의회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러한 행동은 은행권에 다소 은밀한 대출로 수조 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했고,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낮췄을 뿐 아니라 3조 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매입하는 등과 같은 잇따른 경기 부양 노력에서 나왔다.
주택시장 정책은 중앙은행 소관이 아니지만, 버냉키 의장은 주택시장 개선책이 담긴 서한을 미국 의회 의원들에게 자청해서 보내는 강력한 추진력을 보인 것이다.
한마디로 버냉키는 '행동주의자'라는 설명이다.
반면 드라기 ECB 총재는 영웅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사실 매파 성향으로 익히 알려졌던 드라기 총재는 작년 11월 ECB 총재직에 부임한 이후 의외로 대담하고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그는 장-클로드 트리셰 전 ECB 총재가 작년에 두 번이나 인상했던 기준금리를 2개월에 걸쳐 연 1.00% 수준으로 다시 되돌렸다. 또 그는 유로존 국채 매입 프로그램 강화, 4천890억유로의 장기대출 프로그램, 주요 5개국 중앙은행과 함께 실시한 달러 스와프금리를 인하 등으로 유럽 은행권에 대한 불안심리를 잠재웠다.
그러나 1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추가적인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조치를 발표하지 않고 그동안의 정책만으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유럽 은행권의 대(對) ECB 대출 규모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유로존 국가들이 재정적자라는 짐을 여전히 떠안은 상황에서 이날 드라기 총재는 남은 위기 해결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 떠넘기는 모습이었다고 마켓워치는 꼬집었다.
리처드 길훌리 TD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오늘 ECB는 지난 2년간 유럽 정책 당국자들이 범한 실수를 똑같이 했다"면서 "ECB는 상황이 악화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시장이 협조적으로 움직일 때 무엇인가를 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wshin@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인포맥스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참고기사
- ECB, 기준금리 1.00%로 동결(상보)
마켓워치는 이날 두 중앙은행 수장 간 차이점을 무엇인가를 주도적으로 해보려는 의지가 있고 없느냐에서 찾았다.
버냉키 의장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영웅과 같은' 행동하며 일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드라기 총재는 그런 그릇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마켓워치는 그 근거로 최근 두 수장의 행동을 비교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4일 26페이지 분량의 서한을 통해 "모기지 대출의 엄격한 기준이 미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의회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러한 행동은 은행권에 다소 은밀한 대출로 수조 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했고,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낮췄을 뿐 아니라 3조 달러에 이르는 자산을 매입하는 등과 같은 잇따른 경기 부양 노력에서 나왔다.
주택시장 정책은 중앙은행 소관이 아니지만, 버냉키 의장은 주택시장 개선책이 담긴 서한을 미국 의회 의원들에게 자청해서 보내는 강력한 추진력을 보인 것이다.
한마디로 버냉키는 '행동주의자'라는 설명이다.
반면 드라기 ECB 총재는 영웅을 목표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사실 매파 성향으로 익히 알려졌던 드라기 총재는 작년 11월 ECB 총재직에 부임한 이후 의외로 대담하고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그는 장-클로드 트리셰 전 ECB 총재가 작년에 두 번이나 인상했던 기준금리를 2개월에 걸쳐 연 1.00% 수준으로 다시 되돌렸다. 또 그는 유로존 국채 매입 프로그램 강화, 4천890억유로의 장기대출 프로그램, 주요 5개국 중앙은행과 함께 실시한 달러 스와프금리를 인하 등으로 유럽 은행권에 대한 불안심리를 잠재웠다.
그러나 1월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추가적인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조치를 발표하지 않고 그동안의 정책만으로 "충분하다"고 밝혔다.
유럽 은행권의 대(對) ECB 대출 규모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유로존 국가들이 재정적자라는 짐을 여전히 떠안은 상황에서 이날 드라기 총재는 남은 위기 해결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 떠넘기는 모습이었다고 마켓워치는 꼬집었다.
리처드 길훌리 TD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오늘 ECB는 지난 2년간 유럽 정책 당국자들이 범한 실수를 똑같이 했다"면서 "ECB는 상황이 악화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시장이 협조적으로 움직일 때 무엇인가를 더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wshin@yna.co.kr
(끝)
<저작권자(C)연합인포맥스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참고기사
- ECB, 기준금리 1.00%로 동결(상보)
※ 해당기사: <드라기 총재가 버냉키 의장보다 못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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